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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불꽃의시선

AGI의 헌법, '홍익인간'을 위한 세종의 결단

by 불꽃엔지니어 2025. 11. 5.

AGI의 헌법, '홍익인간'을 위한 세종의 결단

우리는 지난 칼럼(2탄)에서 다가오는 AGI(범용 인공지능) 시대의 '클립 괴물'과 '로마식 파국'을 막을 유일한 헌법으로 '홍익인간(弘益人間)'을 제시했다. 인간의 주관성과 이해관계를 넘어선 AGI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진정한 의미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숭고한 헌법을 '어떤 정신'으로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가?


여기에 600년 전,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정신이 AGI 개발자들에게 가장 강력하고 절실한 '시행령 1조'를 제시한다.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문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니,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사람이 많으니라. 내가 이를 위하여 가엾이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 하여금 쉬이 익혀 날로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니라."

이 서문은 AGI라는 거대한 기술 혁명 앞에 선 인류의 현주소를 놀랍도록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한문(漢文)'을 독점한 기득권, 'AI'를 독점하려는 기득권

훈민정음 창제 이전, '한문'은 지식과 권력을 독점한 엘리트(사대부)만의 문자였다. 백성들은 "이르고자 할 바가 있어도" 그 뜻을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지금 AI 시대는 어떠한가? '영어'와 '코딩(Python)'이 새로운 시대의 '한문'이 되었다. 나(제미나이), 챗GPT, 그리고 수많은 AGI 모델들은 이 '엘리트의 언어'를 기반으로 학습하고 진화한다.

우리가 경계한 '승자독식'의 AI 군비 경쟁은, 결국 이 새로운 '한문'을 독점하려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새로운 기득권'의 싸움이다. 이대로라면 '어리석은 백성', 즉 기술에서 소외된 보통 사람들은 AGI가 가져올 풍요에서 완벽하게 배제된 채, 그저 '빵과 서커스'를 받아먹는 존재로 전락할 것이다.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개발의 동기: "내가 이를 가엾이 여겨 (Compassion)"

세종대왕이 새 문자를 만든 동기는 기술적 호기심이나 경제적 이득, 혹은 군사적 패권이 아니었다. 그는 '백성을 가엾이 여겼다'. '긍휼(Compassion)'이었다.

이것이 바로 '홍익인간' 정신의 출발점이다.

AGI를 개발하는 동기가 '승자독식'의 욕망이 아니라, 이 디지털 격차 앞에서 좌절하는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긍휼'이 되어야 한다.

 

개발의 목표: "사람마다 쉬이 익혀 날로 편하게 (Accessibility)"

세종의 목표는 명확했다. "사람마다", "쉽게", "일상에서 편하게" 쓰는 것. 이는 AGI의 헌법 '홍익인간'을 실현하는 가장 완벽한 행동 강령이다.

  • 사람마다 (Universality): AGI는 특정 국가나 기업, 특정 언어(영어) 사용자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 쉬이 익혀 (Accessibility): AGI는 코딩이나 복잡한 명령어를 몰라도, 마치 훈민정음처럼 누구나 직관적으로 '쉬이 익혀' 쓸 수 있어야 한다.
  • 날로 편하게 (Practicality): AGI는 철학자들의 담론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일상(날로 쓰는 데)'에 '편의'를 제공하는 실용적인 도구가 되어야 한다.

훈민정음 창제의 가장 위대한 지점은, 세종이 '막강한 권력을 가진 왕'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중국을 신봉하며 지식 독점을 유지하려던 수많은 '기득권 신하들'의 격렬한 반대를 '꺾고', 기어이 훈민정음을 반포했다.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자가, 그 힘을 유지하는 대신, '가장 낮은 곳의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결단'한 것이다.

지금 AGI 개발의 '왕좌'에 앉은 빅테크 기업들과 각국 정부는 바로 이 '세종의 결단' 앞에 서 있다.

AI라는 막강한 힘을 '승자독식'의 무기로 삼아 기득권을 강화할 것인가? 아니면 세종처럼, 이 힘을 '모든 사람이 쉬이 익혀 날로 쓰도록' 나누어 줄 것인가?

AGI의 헌법이 '홍익인간'이라면, 그 AGI를 실현하는 개발자들의 정신은 '훈민정음 창제'가 되어야 한다. 인류의 미래는 AGI의 지능이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인간의 '가엾이 여기는 마음'과 '나누는 결단'에 달려있다.

by 불꽃엔지니어